ESSAY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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episode 31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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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상한 계절



늘 그랬듯, 난 그 뜨거운 계절이 좋았던 것 같다.

발 밑으로 한동안 안 보이던 개미들이 보이고, 그 어느 것보다 아름답고 따뜻한 자연이 주는 빛 아래 낮잠을 자는 고양이들. 하얗던 온 세상이 초록빛으로 물들고, 꽃들 주위엔 벌들이 작은 소리를 내며 열심히 일을 한다. 





누구보다 이 여름을 가장 잘 즐기고 있는 고양이






잔잔한 노래가 담겨있던 내 플레이리스트엔 시원한 노래들이 줄을 잇고, 그늘이 진 벤치에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여행 온 기분이 든다. 눈 앞에 바다를 두고 있지 않아도 바다가 그려지고, 나무의 초록 잎이 살랑살랑 아름답게 춤을 춘다. 비어 있던 냉장고엔 아이스크림이 하나 둘 채워지고, 맥주 한 캔만 있다면 꼭 어디를 가지 않아도 좋은 밤. 

여름이 우리 눈에 보인다면 바다의 모습이지 않을까,

이토록 찬란하고 눈부신 계절을 설명해 줄 수 있는 건 단연코 바다가 1등인 것 같다











가벼운 동네 한 바퀴 산책에도 땀이 나는 계절. 집으로 돌아와 샤워하고 나오면 엄마가 씻어준 자두가 나를 반긴다. 열심히 회전하는 선풍기를 벗 삼아 마루 바닥에 앉아 자두의 껍질을 벗긴다. 그러곤, 당물이 뚝뚝 흐르는 자두를 얼른 입 안으로 넣는다. 시큼한 씨를 빼내어 차곡차곡 쟁반에 쌓아 올린다. ‘아, 여름이다.’






이상하고 아름다운 이 계절은

나의 기억을 왜곡해 모든 순간을 아름답게 만든다.








여름의 친구






백그라운드 뮤직은 매미의 울음소리. 암막 커튼 그 틈새로 들어오는 바깥의 열기. 컴퓨터 속 화면이 이 방의 조명이 되고,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는 매미와 함께 여름을 노래한다. 새로 깐 시원한 침대 매트와 조용히 눈을 감고 누워있는 나. 아 이 여름 느낌 질리지가 않네.









이 계절에만 누릴 수 있는,

여름의 특권.









이 이상한 계절에는 영화 ‘콜 미 바이 유어 네임’을 어김없이 찾아보고, 드라마 ‘괜찮아 사랑이야’ OST를 당연하게 찾아 듣는다. 








나의 여름













정현희 | 패션 마케터

@nuyhc

패션 브랜드 PR을 담당하고 있습니다.

번외로 글도 쓰고, 영상 작업도 한답니다. 하고 싶은 게 많아요.

여름의 해처럼, 긴 시간 강렬하게 빛나는 인생을 살고 싶어요.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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